카렌 다니엘슨은 1885년 독일의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선장이었던 아버지는 엄격한 루터교도였다 1904년 부모가 이혼하고 2년이 지난 후 꿈 많고 영리했던 카렌은 베를린 대학 의학부에 입학했다 1923년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병에 걸리고 사랑하던 오빠마저 전염병으로 사망하자 그녀는 우울증에 걸렸다 1932년 남편과 이혼한 호나이는 세 딸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1939년 호나이는 프로이트를 비판한 [정신분석의 새방향]을 출간 후 연구소에서 해고되었고 이 일을 계기로 아메리카 정신분석 연구소를 직접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남편의 성을 따라 호나이가 된 카렌은 몇 가지 중요한 면에서 프로이트와 차별되었다 호나이는 '남근선망'등 일부 프로이트 사상을 반박하고 성적 동기에 대한 지나친 연구를 배제함으로써 정신분석을 재정립했다 또한 비현실적인 문화적 기대로 인해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 신경증적 피해를 겪고 있는지 설명하면서 최초의 페미니스트 정신분석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호나이는 프로이트와 달리 인간이 무의식이나 과거의 노예가 될 필요가 없으며 인간의 문제는 대부분 해결 가능한 현재의 것이라고 믿었다
나도 모르는 나의 내적갈등
호나이에 따르면 모든 신경증적 증상은 풀리지 않는 내적 갈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우울증 공포 무력감 우유부단 단절감 의존심등은 원인은 다름 아닌 내적 갈등이다 그러나 신경증을 겪는 사람은 대부분 그러한 갈등을 인식조차 못하는 모순을 보인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누군가의 비방으로 굉장한 모욕감을 느끼지만 실제로 아무도 그를 비방한 적이 없다.
● 우정을 매우 중시하는 여성이 여성이 자녀의 생일을 잊는다
● 결혼을 지상 과제로 삼는 여성은 남자 만나길 꺼린다
● 남에게는 너그럽고 참을성 많은 사람이 자신한테는 무척 엄격하다
이 사례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분열된 성격의 단면을 보여준다 사사건건 말다툼 벌이는 부부를 떨려보라 과연 부부의 말타툼 소재가 그들의 내면에 깔린 진정한 문제인가?
신경증의 원인과 성향
프로이트는 인간의 내적 갈등이 문명화된 양심과 본능적 욕구가 빚는 거이며 결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그러나 호나이는 내적 혼돈은 자기가 바라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서로 상충한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신경증에 걸린 사람들은 그들이 취한 행동은 사실상 그들의 성격을 만들며 분열된 성격으로 이어진다
호나이가 말하는 성인의 신경증은 지나치게 넘치거나 모자란 사랑 자식에 대한 훈육 관심이나 존중의 결핍 조건적인 사랑 일관되지 않은 규칙 친구들 사이의 고립 적대적인 가족 분위기 권위적인 부모와 같은 더 근본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호나이는 기본적인 신경증 성향을 사람에게 향하기 사람과 맞서기 사람에게서 멀어지기의 3가지로 분류했다
사람에게 향하기
이러한 유형은 어릴 때 외로움이나 두려움을 경험했으며 그 결과 가족의 사랑으로 안정감을 얻으려는 사람이다 수년간 화를 누르며 살아온 그들은 공통적으로 착하고 유순한 아이가 된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확실한 전략을 발견한 것이다
이런 사람은 성인이 된 후에도 남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켜서 친구난 연인 배우자 등 이른바 삶의 모든 기대를 충족시켜 줄 대상을 간절히 원한다 또한 파트너 외의 사람들은 모두 싸워서 이겨야 하는 낯설고 위협적인 대상으로 여긴다
이런 유형은 대개 순종적이고 친절하고 감성적이고 의존적이지만 누군가와 관계를 통해 안정감을 느끼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낸 사람들이다
사람과 맞서기
이런 유형은 어렸을 때 적대적인 환경에서 자라서 반항을 통해 그것과 맞서 싸우기로 결정한다 그들은 주변 사람들의 의도와 동기를 불신한다. 세상을 적대시하는 습성은 어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는다 동시에 겉치레적인 공손함과 공정함 사교성도 습득한다 그들은 나약함 특히 자신의 나약함을 가장 싫어하며 주로 성공과 명예를 얻고자 분투한다 이 같은 극단적인 이기심은 타인에 대한 착취와 통제로 이어진다
사람에게서 멀어지기
누군가에게 소속되거나 싸우는 대신 멀어지기를 택하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 주변 사람들과의 지나친 밀착을 경험한 경우이다 이들은 가족들과 거리를 유지하려 애쓰며 장난감이나 책 또는 미래에 관한 비밀스러운 공상에 빠진다.
이런 유형은 자신만의 영역을 침범당하지 않는 한 다른 사람과 겉으로는 잘 지낸다 그러나 다른 사람으로 인해 자기 삶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일이 없도록 단조로운 삶을 살아간다
사실 건강한 어린이나 성인도 어느 정도는 이러한 3가지 성향을 모두 갖고 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 누군가에게 소속되거나 맞서기도 하고 때론 혼자 있고 싶어 한다 문제는 자유의지 없이 주변상황에 개의치 않고 무조건 원래의 성향대로만 움직이게 되는 것 이것이 신경증의 비극이다
의존증
감정의 억압과 외현화(자기 성찰회피) 특히 자아 이미지의 이상화가 심하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며 실질적인 자기 시각을 잃는다. 신경증적인 사람의 극단적 자기 중심성은 모순되게도 자아의 상실과 타인에 대한 강한 의존으로 이어진다
호나이는 현대사회의 경쟁적 특성이 신경증자를 양산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말한다 성과와 업적을 강조하는 것은 약한 자아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남보다 탁월해져서 약한 자아상을 확실히 보상받도록 부추기기 때문이다 화나이는 "맹목적 반항과 우울욕구 타인에게서의 맹목적 분리 요구등은 모두 의존의 형태"라고 설명한다
♧ 인간의 신경증적 성향은 진짜 자아를 감추기 위해 사용하는 가면일 뿐이다
♧ 호나이는 내면갈등의 원인을 유년시절에서 찾으면서 사람들의 신경증적 성향 또는 콤플렉스의 현재 중상을 깨닫도록 했다
그래서 신경증자들이 "이것도 내 모습이야"라는 태도 뒤편에 숨는 것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