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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人文學) 도전/인문학을 읽어감

분열된 자아

by 2conomist_ 2025.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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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D. 랭 1972년 영국 스코틀랜드 남서부에 있는 글래스고의 중산층 장로교도의 외아들로 태어난 로널드 데이비드 랭은 훗날 자신의 유년 시절이 외롭고 두려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모범생으로 15세 때  볼테르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의 책을 읽었다 랭은 글래스고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스코틀랜드의 정신과 의사 랭이 [분열된 자아]를 집필할 당시인 1950년대 말에는 정신병 환자라고 하면 그저 정신이 불안정한 사람이 무의미한 환상이나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광기의 특성과 광기에 이르는 과정을 이해하고자 애썼으며 정신병(특히 정신분열증) 환자가 정신병으로 고통받을 수밖에 없는 나름대로 이유를 설명했다

 

 정신의학의 오만

 

   랭은 정말로 미친 사람은 정신병원에 갇힌 사람들이 아니라 버튼 하나로 인류를 파멸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 정치인과 장교들이라고 썼다  랭이 보기에 정신과의사라는 직함은 실제 환자의 정신 상태보다는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과 그 문화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랭은 정신 분열 환자의 두드러진 특징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자아를 거짓된 성격뒤에 숨겨 놓고 극단적으로 보호하는 경향이라고 진단했다 정신분열 환자는 검사를 받기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한다 

 

 정신분열의 특별한 두려움

 

   "난 죽은 것과 다름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나를 분리시켜 내나 자신 안에 가두었으니까요 안으로부터 죽어가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과 함께 세상 속에서 살아야 해요" 랭의 환자가 한 말이다 정신분열적 인간과 정신분열증 환자의 차이점이라고 하면 전자는 문제가 있되 정신은 아직 멀쩡한 사람이고 후자는 내면의 분열상태가 병적 수준을 넘어선 사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확신 속에 세상과 안정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반면 분열증적 인간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근본적이고 실존적이고 뿌리 깊은 의심 즉 랭이 말한 '존재론적 불안'으로 살아간다.

 이 몇 가지 독특한 불안감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두려워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노출 시키는 것을 극도로 피하기 때문에 남에게 사랑받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그들은 사랑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흡수되는 것을 막으려고 반대편 극단으로 치달아 고독을 택하거나 남에게 미움을 사는 일을 한다

 

침범

  매 순간 세상이 마음 부수고 쳐들어와 정체성을 파괴하는 듯 느낀다 이와 같은 공포는 대개 공허감에서 시작된다 자아감이 부족해지면 세상은 일순간 자신을 학대하는 엄청난 힘으로 다가온다

 

화석화와 탈인격화

   돌로 변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다른 사람이나 현실에 대한느낌을 부정하는 것과 유사한 영향을 발휘하며 스스로 더 이상 다뤄질 필요가 없는 '그것(사물)'이 된다

  정신분열자의 자기 고착은 자아에 대한 애착 없이 오로지 냉정한 객관화와 자아에 대한 끊임없는 검열과 괴롭힘만 가져온다

  

 굳건한 자아감이 없을때

 

  랭은 문학에서 이와 같은 인물을 찾아냈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주인공들은 이따금 심각한 갈등으로 균열된 양상을 나타내지만 그들은 여전히 삶의 흐름을 따라가며 자아를 굳건히 소유한다 그러나 카프카의 소설과 베케트 연극의 등장인물들은 기본적인 존재적 안정감이 부족한 탓에 정신분열적 인간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은 '자신의 동기를 묻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그런 질문을 던질 만큼 굳건하고 응집된 자아감이 없다 

  정신분열적 인간은 자아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세상이 그들에게 바라는 유형의 인간인  척 애쓰며 병적일 정도로 환경에 융합하기도 한다  

 

 내면과 현실의 분열

   랭은 통합적인 인간과 비통합적인 인간을 구분했다 통합적인 인간은 '살과 뼈의 감각'을 갖고 정상적인 소망을 품으며 자신을 만족시키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반면 비통합적인 인간은 몸과 마음 사이의 간격이 큰 사람이다 

 정신분열적 인간은 육체가 결코 자아를 대표하지 못하는 정신적이고 내적인 삶을 산다  그리고 매사가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경험되자만 실제로 내면은 텅 빈 것 같다 

 

정신병의 경계

   그렇다면 분열적인 경향의 사람이 정신병의 경계를 넘을 때는  언제일까?

 세상에 거짓 자아를 드러내며 살아가는 정신분열적 인간은 상상으로 가득 찬 내적 삶을 살아간다 이런 내적 삶에서는 모든 관계가 사물과 사고 기억 공상을 연속적으로 불러일으킨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분열적인 인간은 자신이 자유롭고 뭐든지 할 수 있는 것 같이 느낀다  그러나 사실은 객관적 사실의 중심에서 더 멀리 자신을 내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혹시라도 이 공상이 파괴되면 그들은 파괴적인 행동을 나타낸다 진정한 자아가 없이는 죄책감이나 배상의 책임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 유전적으로 정신분열 성향을 띤 아동의 경우 아동의 어머니의 특정한 행동방식이 아동의 성향이 곁으로 드러나거나 드러나지 못하도록 막는다 

♧ 비록 위태로울지라도 내가 누구인지를 밝히려는 탐험은 아주 중요하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사회의 틀 안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애쓰게 되고 이것은 타협과 관련된 두려움을 일으킨다

♧  "편집증 환자에게는 그를 학대하는 특별한 누군가가 있다 누군가가 그와 대적하고 있다 내가 묘사한 편집증 환자는 현실의 모든 것에서 학대를 만든다고 느낀다 세상은 세상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그에겐 모두 위험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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