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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人文學) 도전/인문학을 읽어감

밀턴 에릭슨의 이야기

by 2conomist_ 2025.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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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턴 에릭슨 1901년 네바다 주 오럼에서 태어났고 색맹에다 음치 글을 원활히 읽지 못하는 난독자였다 어릴 때 그의 가족은 포장형 웨건 마차를 타고 위스콘신으로 이주하여 그곳에서 농장을 시작했다.

  에릭슨은 위스콘신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며 최면법을 익혔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환자를 대상으로 최면을 시도했으나 최면을 쉽게 이끌거나 환자가 최면 암시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에릭슨은 실제로 그의 최면요법은 콤플렉스와 공포증에 수년간 시달려온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렇다면 프로이트는 실패하고 에릭슨은 성공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 답은 환자와 치료사간에 역동성에 있었다 환자와 최면 상태로 들어서면서 에릭슨이 하는 말"앞으로 내 목소리가 당신과 함께 할  것입니다."는 곧 환자의 말이 되었으며 이는 강력한 최면 암시 효과를 가져왔다

 

교과서에는 없는 요법

 에릭슨의 성공비결은 '이야기 들려주기'였다 에릭슨은 환자의 문제에 특별한 의미를 가져올 만한 이야기 즉 본인의 가족 이야기라던가 그가 치료한 환자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일반적이고 순환적 사고에서 벗어나 '아하!'하고 깨닫는 순간을 경험하도록 했다

  마치 해결책을 가져올 실마리를 환자 본인이 생각해 낸 것처럼 느껴지도록 말이다 

알코올 중독자가 에릭슨을 찾아왔다  남자에게 식물원에 가서 "물 없이도 3년을 버티는" 선인장을 그저 가만히 바라보라고 주문했다 몇 년 후 이 남자의 딸이 찾아왔다  그녀는 에릭슨의 '선이장 요법'이후 아버지 어머지가 술을 마시지 않게 되었다고 말했다 물을 마시지 않고도 잘 버티는 선인장의 이미지가 남자에게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이는 인간은 다 다르며 각자 자신에게 의미 있는 치료에 반응한다 

 

'라포르',소통성

  에릭슨은 환자의 배경을 알아내는 것보다 환자와 의사 사이에 강한 신뢰감, 곧 '라포르'를 형성하는 일이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믿었다  그러면서 환자의 몸짓이나 호흡 표정을 통해 환자가 자신의 이야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에릭슨은 대학등록금 마련 위해 책을 판 적이 있었다  한 번은 농부가 돼지를 사육한다는 말을 듣고 책 팔 생각보다 묵묵히 돼지의 등을 긁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농부는 저녁 식사에 초대했고 책까지 샀다.

  에릭슨의 이 실제 경험담은 인간의 모습 전체가 의사소통의 창구가 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느낌이나 육감은 틀린 경우가 별로 없으며 우리는 우리의 상황을 '총체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거울기법

  치료 방법의 하나인 '거울기법'은 환자의 주장에 동참함으로써 환자가 자신의 행동 방식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에릭슨이 근무했던 병원에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하는 두 남자가 있었다 병원에서 신축 건물을 지을 때 에릭슨은 자칭 '예수'라는 또 다른 남자에게 목수 일을 돕도록 명했다 예수가 메시아로 등장하기 이전에 목수로 일했던 사실을 남자도 알고 있음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이와 같은 독특한 처방 덕분에 그 남자도 현실로 돌아왔다

  

간접논리

    에릭슨은 중독이나 자기 조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일을 당장 그만두라고 말하기는커녕 오히려 그 일을 부추겼다  실제로 몸무게를 줄이고 술과 담배도 끊고 싶다는 남자가 찾아왔을 때 에릭슨은 어떠한 것도 끊지 말라고 말했다 그 대신 동네 가게가 아닌 적어도 1마일 이상 떨어진 가게에서 음식과 술, 담배를 사라고 권했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은 본의 아니게 남자로 하여금 건강한 습관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인간은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할 때 가장 많이 변화한다 강압이나 명령에 의하지 않은 자발적인 변화가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무의식의 길 찾기

  에릭슨은  경험을 통해 인간이 각자 내면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건강하고 강력한 중심체가 자리하고 있으며 최면은 그러한 중심체적 자아가 다시금 우리를 바른 길로 이끌도록 유도하는 유용한 수단이라고 믿었다

   그러므로 무의식에 접근하여 우리의 의식을 재형성하면 인생을 다르게 만들 수 있다 그러려면 부정적이거나 왜곡된 사고 유형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정보로 우리 자신을 다시 프로그램해야 한다

 

♧ 에릭슨은 환자를 치료할 때 거의 기술적인 면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인간종(種)의 특질을 찾았다

♧ "인간의 능력은 실로 놀랍다. 다만 인간이 그 능력을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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