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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人文學) 도전/인문학을 읽어감

행복에 비틀거리다

by 2conomist_ 2025.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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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길버트 하버드 대학 심리학 교수로 같은 대학"쾌락적 심리학 연구소'의 책임자이다

 

 어릴 적 대니얼 길버트는 '네커의 정육면제는 보는 관점에 따라 모서리의 점이 튀어나와 보이기도 하고 들어가 보이기도 하는 그림이다 길버트는 인간의 눈과 귀 뇌가 착각을 일으킨다는 사실에 놀랐다.

  훗날 심리학자가 심리학자가 된 길버트는 뇌의'정보제공'능력과 그에 따른 일반적 실수에 관심을 가졌다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예측하는 인간의 선견력(先見力)도 곧잘 잘못을 범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등 미래에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 여기는 일들을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래에 대한 우리의 예측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한단 말인가?

 

전두엽과 행복의 관계

길버트는 대부분의 심리학 책에"인간은 ~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문구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도"인간은 미래를 생각하는 유일한 동물"이라고 정의한다.

  겨울철에 대비해 도토리를 줍는 다람쥐를 보면 다람쥐도 미래를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광 시간 단축에 자극받은 뇌가 그러한 행동을 지시한 것일 뿐 다람쥐가 생각한 것은 아니다 이처럼 동물에게는 생물학적 본능 외에는 아무런 인식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미래를 스스로 인식할 뿐 아니라 현재만큼이나 미래에도 많은 관심을 갖는'예측 기계'이다  왜 그럴까?

 

 오랫동안 사람들은 전두엽이 특별한 기능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전두엽을 다친 환자를 관찰한 결과 계획능력이 떨어지고 그와 함께 걱정하는 마음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둘 사이에는 무슨 연관 관계가 있는 것일까?

 전두엽을 다치면 우리 뇌의 인식이 늘 현재에 머물기 때문에 미래를 계획할 필요도 염려할 이유도 없어 기는 것이다.

 

 전두엽의 확장은 분명 인간의 생존 능력에 유리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 덕분에 우리는 각자 다른 미래를 상상하고 그중에 자신의 것을 선택하며 그것으로 자신의 환경을 조절하게 되었다 즉 우리는 무엇이 우리에게 행복한 미래를 가져다 줄지를 예측하게 되었다.

 

  뇌의 마술적 속임수

인간의 뇌는 사람의 모든 경험과 기억 지식을 한꺼번에'구겨'넣는다. 그래서 모든 경험을 완벽하게 기억하지는 못하고 그 대신 몇 가지 맥락으로 저장한다. 인간 단지 이러한 맥락을 기억해 내며 뇌는 그 기억이 완벽해 보이도록 나머지를 보완한다.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드는 인간의 의식을 초상화에 비유했다 초상화는 그것을 그리는 미술가(인식하는 사람)에따라 그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의 뇌는 현실을 '해석'할 뿐이다 그러므로 그 해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미래에 대한 상상이 미래의 전체적인 모습을 그려내지는 못하는 것이다 미래에 일어날 거라고 예상한 많은 일들이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으며 실제로는 상상조차 못 했던 일들이 일어난다  우리의 마음은 존재하지 않는 것까지 알아맞힐 만큼 완하게 조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미래에 대한 해석을 우리가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마술적 속임수에 능하다.

 

 내가 정말로 행복할까?

 

 길버트가 펼친 주장의 핵심은"행복"이란 개념이 다분히 주관적이라는 것이다 앞이 안 보이면 언제나 비참한 기분으로 살아갈 거라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눈이 안 보여도 누구 못지않게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은 행복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은 살면서 여러 차례 변한다.

  

 뜨거웠던 연인의 감정이 10년 후 어떻게 달라질지 누군가 알겠는가? 어머니가 갓 낳은 아이에게 느꼈던 감정조차 세월이 흐르면 희미해지는 법이다 이러한 '인식 착오'가 생기는 것은 신경학적 이유 때문이다.

 미래를 상상할 때 인간은 현실에 실재하는 것을 경험할 때와 똑같은 뇌의 감각기관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인간은 앞날을 생각할 때 여러 가지 변수와 이해득실을 따져 합리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그저 미래를 떠 올 릴 때 느껴지는'감각적' 반응에 집중한다  결국 우리가 미래에 경험할 거라 상상하는 것은'현재'의 느낌에 제한받는다.

  그렇다면 인간의 뇌 구조는 미래를 상상하도록 되어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믿었던 것과 실제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 사이에 크나큰 괴리가 생기는 것은 이 때문이다

 

  ♣ 그렇다면 미래에 믿을만한 행복을 얻을 방법은 없는 걸일까? 저저의 답변은 그 과정을 겪은 사람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각자의 환경을 독특하게 창조된 인간은 다른 사람의 경험에 의존하길 꺼린다 우리 자신에게 의존하여 얻는 행복은 우리를 비틀거리게 만들 뿐이다.

 

"행복에 대한 이론을 받아들이기 전에 인간은 무언가를 오해할 여지가 없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잘못 알 수 있지 않을까?"